아기 항생제 변비, 우리 집 밤새웠던 이야기와 도움이 됐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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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복용 후 변비로 힘주며 울먹이는 아기를 걱정스럽게 안고 있는 엄마 일러스트

중이염·감기 항생제 복용 후, 진짜 힘들었던 밤

아기 항생제 변비라는 말을 예전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생제 먹으면 설사하는 경우가 많다고만 알고 있었지,
“딱딱해져서 못 나오는 경우”는 직접 겪어보니 훨씬 더 힘들었다.

중이염·감기로 항생제를 며칠째 먹던 날,
아기가 이상하게 하루 종일 변을 못 보는 거다.

집에 와서도 배를 살살 만지면서 칭얼대고,
잠들어야 할 시간인데도 잠결에 일어나 힘을 계속 주는데도
도무지 나오질 않았다.

그날 밤은 솔직히 우리도 거의 한숨도 못 잤다.
아기가 힘주는 표정, 땀 맺힌 얼굴 보는데
“이건 아니다, 뭔가 해줘야겠다” 싶었다.

새벽이 다 되어, 딱딱한 변이 살짝 보이길래
최대한 조심해서 손으로 한 덩어리를 빼줬더니
그 뒤로 딱딱한 변이 두 덩어리 더 나왔다.
냄새도 유난히 독했고, 아기도 울다 울다 겨우 진정됐다.

그렇게 조금 비워내고 나서야
그나마 편해졌는지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유산균 먹이고 어린이집으로

아침이 되니 또 어린이집 보낼 시간이 왔다.
완전히 회복된 느낌은 아니라 걱정됐지만,
일단 유산균(락토핏)을 먹이고 보냈다.

가는 차 안에서도 꾸벅꾸벅 졸고,
어린이집에 가서도 30분 넘게 더 잤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히 어린이집에서 한 번 더 변을 봤다고 연락이 왔다.

그제야 “그래, 이제 좀 나아지려나 보다” 싶었다.


항생제 후에 왜 아기에게 변비가 올까?

항생제는 감기·중이염 같은 세균 감염에는 꼭 필요한 약이지만,
장 안의 좋은 균들까지 같이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

  • 아이들 연구를 보면, 항생제 치료 중이거나 직후에
    복통이나 변비를 호소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보고도 있고,
  •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장 운동이 느려지고 변이 더 딱딱해질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어른도 항생제 먹고 나면
설사하거나, 반대로 며칠씩 못 눌 때가 있잖아.
아기도 작은 장을 가진 어른일 뿐이라,
비슷한 일을 겪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해볼 수 있었던 기본 관리들

의사가 아닌 평범한 엄마 입장에서,
이번 일을 겪으며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고 정리한 것들이다.
(정확한 약·용량은 항상 소아과와 상의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적어둔다.)

1. 물·수분을 조금씩 자주

딱딱한 변은 결국 수분이 부족해서 생긴다.

  • 물이나 보리차를 한 번에 많이가 아니라
    자주, 조금씩 먹여 보기
  • 수분 많은 과일(배, 자두, 키위 등)을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챙겨주기

2. 식이섬유를 너무 무리 없이

아직 18개월쯤 아기는
갑자기 섬유질을 확 늘리면 오히려 배가 더 아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 통곡물보다는 부드러운 채소·과일 위주
  • 갑자기 많이 바꾸기보다는
    평소 먹던 것에 조금씩 추가하는 정도로

3. 가벼운 배 마사지와 움직이기

  • 배를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기
  • 다리를 자전거 타듯이 움직여 주거나
  • 집 안에서 같이 천천히 돌아다니며 몸을 움직이는 시간 늘리기

아이들 변비 가이드에서도,
적당한 활동이 장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되어 있다.

4.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은 어떻게 볼까?

우리는 이번에 락토핏 유산균을 챙겨먹였다.
“하루에 두 포까지 먹일까?” 싶었지만,
결국 제품에 적힌 유아 권장량과 소아과 선생님 말을 따르는 게 제일 안전하다.

연구들을 보면:

  • 항생제 관련 설사를 줄이는 데
    일부 유산균(예: Lactobacillus GG, Saccharomyces boulardii)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있고,
  • 특정 균주가 배변 횟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다 같은 건 아니고,
어떤 아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내 결론은 이렇다.

“유산균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항생제 뒤에 장이 많이 흔들릴 때
의사와 상의해서 ‘도와주는 조력자’ 정도로 써볼 수 있는 것 같다.”


언제는 꼭 병원에 다시 가야 할까?

이번에는 결국 스스로(그리고 엄마의 손 ㅠㅠ) 해결이 되긴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병원에 바로 갔어도 되는 상황에 가까웠던 것 같다.

소아 변비 관련 자료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소아과나 응급실에 빨리 가라고 권한다.

  • 아이가 12개월 미만인데 변비가 심한 경우
  • 변비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 변볼 때마다 심하게 울거나, 배를 잡고 아파함
  • 열, 구토, 체중 감소, 배가 심하게 빵빵함
  • 변에 피가 묻어나오거나, 항문 주변에 상처가 보일 때
  • 하루 종일 힘을 주는데도 전혀 못 보고,
    잠도 못 잘 정도로 아파할 때

특히 우리처럼 딱딱한 변덩어리가 항문에 걸려 있는 느낌이면
병원에서 맞는 완화제나 좌약, 연고로
아기에게 덜 고통스러운 방법을 쓸 수도 있다고 한다.

집에서 손으로 빼줘야 할 정도라면,
다음에는 바로 소아과에 전화해서 상담을 받는 게
엄마 마음도, 아기 몸도 더 안전할 것 같다.


💡 요약 & 비슷한 경험을 하는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

정리해보면, 이번 “아기 항생제 후 변비 사건”은…

  • 중이염·감기 때문에 항생제를 복용한 뒤
    아기가 하루 종일 변을 못 보고,
    밤에는 잠결에도 계속 힘을 주다 못 싸서
    우리도 같이 밤을 샜다.
  • 결국 딱딱한 변이 보이길래
    조심해서 빼주고 나니 몇 덩어리가 더 나오고,
    나중에서야 겨우 꿀잠을 잤다.
  • 다음 날엔 유산균(락토핏)을 챙겨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냈고,
    그곳에서도 한 번 더 변을 보면서 조금 안정을 찾았다.
  • 자료를 찾아보니,
    항생제가 장내 세균 균형을 흔들어
    설사뿐 아니라 변비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고,
    유산균이 일부 아이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제품·균주·아이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 그래서 다음에는
    • 수분·부드러운 섬유질·가벼운 운동을 먼저 챙기고
    • 유산균은 소아과와 상의해서 사용하고
    • 밤새 힘만 주는 상황이 오면
      바로 병원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마음먹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우리처럼 “변을 못 봐서 밤새 힘만 주는 아기”를 보고 있다면,

  1. 엄마·아빠가 잘못해서 생긴 일은 아니라는 거,
  2. 혼자서 다 해결하려 하지 말고
    의사 도움을 바로 요청해도 된다는 거,
  3. 항생제 기간에는 장·배변 상태를 더 자주 살피는 게 필요하다는 걸

꼭 같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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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에 올린 다른 글 주소로 바꿔서 링크 걸면 좋아.)


🌐 외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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